1. 재능과 노력
"OOO도 재능이다" 는 말이 자주 들린다. "재능충" 이라는 단어는 처음에는 실력자를 비꼬는 단어였다가 이제는 압도하는 실력에 대한 찬사의 의미로도 사용된다. 사람들은 노력 만능주의 (노력파) 와 재능 만능주의 (재능파) 의 두 편으로 갈라져 어디까지가 재능인가? 하는 문제를 두고 싸운다.
재능1:노력9, 이게 내 생각인데 이상적이라고 보인다면 글을 끝까지 읽어보기를 바란다.
최근의 이런 대립은 연세대 심리학과 김영훈 교수의 "노력의 배신" (2023.07) 에서 시작된다. 물론 이전부터 노력과 재능에 대한 의견 대립은 존재했지만, "노력할 수 있는 것도 재능이다" 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나오게 된데는 이 책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재생산이 있었다.
넘어가기 전에 이 말의 의미를 되짚어 풀어보자면 이렇다.
10시간을 앉아 공부할 수 있는 것도 재능이었다,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흥미가 있어야 하고,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노력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2. 노력할 수 있는 재능
이제 이걸 조목조목 비판해보자.
1) 노력은 훈련이다.
노력은 훈련이다. 판단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고, 고귀한 행위가 아니다. 잘 차려입고 앉아 조용한 환경에서 집중하며 하는 것이 노력이 아니고, 누구보다 답답한 환경에서 아무도 도와주지 않은채 세상에서 가장 바보같은 사람이 되어 볼트와 너트를 맞추는 것과 같은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 노력이다.
다른 모든 얘기에 앞서 대한민국 20대에게 묻고 싶다. 대체 노력에 대해 얼마나 큰 오해를 하고 있는가? 노력은 고귀한 일이 아니다.
2) 재능과 적성은 다르다.
노력에 재능이 필요하다는 말은 상당히 왜곡되어 있다. 재능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사실 부모님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적인 능력인 것, 즉 "운"임을 모두가 인정하고 있음에도, 일부 사람들은 교묘하게 적성과 재능을 동일시하면서 20대를 분열시킨다.
노력도 재능이라는 말은 자신의 적성을 찾았을 때 노력도 잘 할수 있다는 말이었다. 쉽게 말해 재밌는 일도 잘한다라는 말이지, 어떤 일이든 잘하려면 타고난 능력이 필요하다는 말이 아니다. 흥미로 시작한 것도 일이 되면 따분해지기 마련이니까. 이 부분에 대해 적극적인 소명과 정정을 하지 않는 저자를 나는 상당히 무책임한 어른이라 생각한다.
3) 성공에 대한 오만.
왜곡된 말에 힘이 실리는 건 몇몇 바보같은 사람들이 자신을 "성공했다" 고 칭하기 때문이다.
익히 들리는 일화 두개를 소개해보자.
-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서울대를 갔는데, 여기엔 괴물만 있더라. 나는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서울대를 갔는데, 다른 일을 해보니까 잘 안되더라. 내가 대학에 온건 재능과 운 덕분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제발 정신차려라. 도대체 서울대, 연대, 고대가 성공인가? 인구 6000만의 노벨상 필즈상 없이 시류의 눈치만 보며 발전해온 소국의 학사 학위를 성공이라 칭하고, "내 성공은 사실 재능이었다" 라고 칭하는 바보같은 사람들이 있다. 이건 애초에 성공이 아니다.
그러면 의대, 치대, 한의대는 성공인가? 아니다. 카이스트, 포스텍은 성공인가? 아니다. 미국의 하버드는 성공인가? 아니다. 80년 인생 중 고등학교까지 20년을 잘 달려온 것이 어떻게 인생의 성공이고, 어떤 경로로 들어갔는지도 모르는 것을 어떻게 성공이라 칭할까. 눈에 보이는 껍데기가 자신을 모두 나타낸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전부인 것으로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들의 실수이다.
더군다나, 아직까지 대입이 철저하다고 하지만 수많은 원서를 검토하다보면 빈틈이 생기기 마련이다. 회사에서 사람을 뽑는 것과 마찬가지. 뽑아보니 생각보다 실력이 부족할 수도 있고, 전공과 관련이 낮을 수도 있다. 운으로 얻은 것이 애초에 왜 성공일까? "내 성공은 재능이었다" 라는 말은 아주 오만한 말일 뿐아니라, 애초에 전제인 성공부터가 틀린말인 것이다.
4) 왜 대학생은 바보가 되었나.
3)에서 말한 두 가지 사례의 공통점은 스스로 뭘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서울대는 대한민국 1%이다. 요즘은 다른지 모르겠는데, 5년전쯤에는 의대 1%, 서울대/치대 1.5%, 한의대 1.8%, 수의대 2% 이후 연고대 순으로 끊겼었다. 대략 1%라 하자.
난 우리나라의 1%라는 이 학생들이, 대중이 되려 하는가 에서도 우회적으로 말했지만, 대학에 들어가 전공 공부 하나 못할 만큼 바보같은 사람들이라는 사실이 참 안타깝다. 물론 만나본 우수한 대학생들은 많았다. 그들은 추후에 노벨상도 필즈상도 따낼 사람들이 될 것이다.
하지만 대학입학이 너무 정형화되었다. 학원을 다니고, 생기부를 관리하고, 그도 안되면 돈을 발라 과외를 다니면 어떻게든 의치한수SKPKY에 밀어넣을 수 있는 수준이 된다. 그러면 학생들은 자신이 온전히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현실은 차가운 법, 노력의 방법론을 모르는 학생들에게 그 다음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딱 대학까지만 잘 가는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성공일까? 하면 나는 아니라고 본다. 이제는 기업입사까지 정형화되어 자소서와 면접 컨설팅에 돈을 바르고 어떻게든 30대 기업에 밀어넣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들은 거기까지다.
정리하면 노력할 수 있는 재능이라는 것은 없다. 노력을 더 하기 쉬운 조건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지 여부이다. 노력이 아닌 결과를 얻기에는 부모의 재력이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결과는 노력이 아니고, 그렇게 얻은 결과가 세계무대 뿐 아니라 국가 발전에도 근본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
3. 이상과 현실
이상을 말하지 말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모두가 나 같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도 자주 듣는다.
노력파와 재능파의 주장에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둘의 공통점은 현실적인 말을 하라는 것이다. 재능파는 노력이 허상이라는 의견을 낸다. 노력이라는 허상에 집착하지 말고 현실적으로는 재능만이 성공의 원인이 된다고 본다. 노력파는 노력이 현실이라는 의견을 낸다. 현실적으로 노력이 없이는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본다.
결국 무엇이 더 현실적인가? 하는 것이 둘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지점이 된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노력의 힘을 내 인생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삶에서도 많이 보았다. 하지만 이건 지극히 내 경험이자 바람일 뿐이고, 더 중요한 것은 사회에 희망을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 재능이다. 모든건 운이다. 해도 안된다. 얼마나 힘빠지는 말인가.
- 반면 노력으로 못하는 것은 없다. 나도 해봤으니 너도 할 수 있다.
설령 이 말을 들은 100명 중 단 1명만이 사회에 기준에 맞는 서울대니 하는 학위를 따내더라도, 나머지 99명 또한 단지 "모든건 운이다"라고 하는 말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내지 않을까 싶다.
삶의 모든게 운이라면, 가만히 앉아서 자신의 운없는 인생이 바닥으로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한탄만 하고 있을것인가?
2,30대의 무기력감이 여기에서 비롯된 것도, 모두가 세속주의에 빠진 채 더 많은 돈과 비싼 물건들만 탐하는 것도 어른들이 사회에 희망 대신 무력감만을 주입했기 때문이다.
- 김연아 선수는 한 동작을 1만번 연습했다고 한다.
- 박지성 선수는 평발에도 국가대표가 되었다.
- 손흥민 선수는 매일 같은 훈련을 같은 강도로 진행한다.
- 봉준호 감독은 무명시절 옷에서 냄새가 날만큼 씻지 못했다.
- 모두가 천재라 말하는 일론머스크는 하루 16시간을 일한다.
스티브잡스와 일론머스크의 생애를 보면 도무지 성공이라곤 할 수 없을 것만 같다. 이 사람들이 재능을 타고 났다, 환경이 좋았다 라고 하는 것이야말로 허상이고 이상이 아닐까?
결론적으로, 재능1:적성4:노력5 라고 할 수 있겠다. 나도 따분한 공부가 아닌 프로그래밍만 계속하면 좋겠을만큼 적성은 중요하니까. 이제는 20대가 어른들이 만들어 둔 말장난에서 벗어나 스스로 노력하고 개척하는 인생을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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