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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인생공부

05. 푸바오 논란, 병든 대한민국

by oculis 2024.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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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물원 판다가 총선만큼이나 유명하다. 나는 판다 한마리에서도 나타나는 대한민국의 병든 상황을 보고 있다. 오늘 할 얘기들은 주제가 주제인만큼 다른 글과 달리 매우 직관적이고 단순하다.

1. 감정 이입과 코로나 블루

감정의 이입은 동일시와 같다. 동일시의 과정에서 인간은 관찰하는 대상에 자신을 투영하는데, 대부분 자신의 상처받은 유년기를 투영한다. 푸바오는 왜 국민적 관심을 받게되었는가? 해서 찾아보니 최초의 국내출생 판다, 가장 먼저 눈을 뜬 판다라는 표면적 이유가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이 있었다. 코로나 시기에 태어나 국민의 코로나 블루를 달래주었다는 것이다.

 

첫번째, 왜 전염병과 격리는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었을까. 사람들이 오프라인 만남과 모임을 통한 해소와 분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나쁘냐? 하는 말이 아니다. 다만 균형이 깨져있다. 사람들은 자극을 찾아 헤매며 앞만 보고 달린다. 다른 글에서 하는 어려운 말과 달리 이 내용은 매우 직관적인데, 나는 이런 불균형이 이태원과 같은 현상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두번째, 어디에 어떻게 투영하느냐? 하는 것이다. 인터뷰 내용을 보다보면 사육사와 팬더가 화목하게 지내는 모습에서 마음의 평안을 얻었다는 의견이 많다. 인간이 내면보다 외부의 자극을 더 좇게 되는데에는 그만한 만족감을 줄 수 없기 때문인데, 자신의 상황을 개선하는 것보다 외부에 투영하는 것이 더 큰 만족감을 주는 것이다. 이 상황을 본다면 그들을 비난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일인지 알 수 있다.

 

세번째, 코로나19는 하나의 기폭제였다.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을 두려워한다. 고장난 부분을 고치기 두려워한다. 자신의 내면을 강제로 들여다 본 기회가 코로나19 였다고 생각한다. 이전에 수능 얘기를 하면서 사람들은 칼날을 보았고 나는 칼날에 쫓기는 나를 보았다고 했는데 비슷한 얘기다.

2. 감정 이입의 매커니즘

두서없이 말하긴 했지만 조잡한 PPT로 정리하자면 이런데,

 

 

모두가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잃어버렸다. 의지가 낮아진 개인은 외부 자극으로 회피하게 되고 코로나19로 인해 강제로 자아 성찰의 기회를 얻었으나, 대처 능력이 부족하여 어긋난 감정이입을 하게 되었고 이게 사회 문제로 번지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정의 불화 등 유년기 결핍도 문제해결의지를 낮추고 대처 능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었다.

3. 투영과 비난

그렇다면 이 상황을 보고 들 수 있는 다음의 두 가지 생각이 모두 옳다. 먼저 "판다가 뭐라고 우냐" 는 의견은, 어긋난 대처 방식에 대한 비난이다. 코로나 블루를 통해 자신의 상황을 돌아볼 기회가 생겼음에도 다시 한 번 판다에 의존하는 성격을 비난하는 것이고 동의한다.

 

하지만 그들을 비난하는 것이 상황을 해결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판다가 나에게 큰 힘이 되었고 이제는 내게 힘이 되어줄 대상이 없다고 생각하니 슬퍼서 우는 것이다" 라는 의견도 맞다. 유년기의 결핍은 비난으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무의식에 영역에 존재하기에 개인은 해결하기 위해 그것을 들여다보는 것도 쉽지 않다.

 

철저히 유년기의 시선에서 이미 어른이 된 자신의 문제를 바라보는 것은 어린시절 매를 든 부모님을 쳐다보는 것만큼이나 무서운 것이다. 그래서 난 이 사회가 저들을 모른 척 해줄 여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치 아이가 실수를 하면 모른 척하듯이 말이다.

 

비난에도 투영이 존재한다. 자신의 어린시절 실수를 돌아보며 다시는 그렇게 되지 않겠다는 마음이 그들의 비난을 가속화한다. 그들은 내면에 대한 성찰이 너무 과도한 나머지 남 또한 자신과 동일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있다. 그 또한 유년기 무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또 하나의 나약한 존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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