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담12

내가 가 본 화운사, 템플스테이 후기 템플스테이형의 추천으로 템플스테이를 다녀왔다. 집 근처 용인시의 한적한 차도를 지나, 언덕을 넘어 화운사로 향했다. 마치 새로운 세계가 나를 받아들이듯, 외지인의 낯선 시선을 도심 속 숨겨진 사찰이 받아주었다. 템플스테이는 주로 2,30대 여성이 많이 참여한다고 하는데, 참석한 4명은 일행도 없고, 템플스테이도 처음인 남성이었다. 화운사 사상 처음이라고 스님께서 메모에 "특이한 일이 일어났다"라고 작성하셨다고 한다. 여튼 나는 조용해서 좋았다. 1일차는 일정 설명, 저녁식사 (불교용어로 공양), 저녁 예불, 108배와 108염주 만들기를 한다. 2일차는 새벽예불, 아침식사, 아침산책, 스님과의 차담, 청소 후 귀가를 한다. 식사를 제외하고 거의 자율이지만 최대한 참석해보면 좋은 경험이 된다. 존재하지 .. 2025. 3. 17.
SW마에스트로 16기 지원후기 (면접불합격) 개발 공부를 하면서 정규 교육과정을 접한 적이 없는데, 처음으로 SW마에스트로 라는 연수 과정에 지원하였습니다. 목적은 모르는 개발법 배우기와 창업 준비였습니다. 후보군으로는 다음의 것들이 있었는데요. 방통대, 태재대 같은 사이버 대학 컴공학사정보처리기사 같은 자격증42서울 (이제는 42경산) 같은 비학위과정SSAFY같은 부트캠프 중 학원보다 나은 것들학원? 1은 최대 4년의 시간이 필요해서, 대학만 도합 10년을 다닐 것 같아 포기, 2번은 자격증과 현업의 차이가 크겠다는 생각에 포기했습니다. 3번은 창업에는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보상이 있어야 좋은 사람이 몰리는 터라... 설립 초기에 비해 전문성이 낮아졌더라구요. 5번은 취업이 목적이 아니라 당연히 포기. 그래서 4번이 남았는데, 가장 돈도 많이.. 2025. 2. 22.
07. 재능과 노력, 이상과 현실 1. 재능과 노력"OOO도 재능이다" 는 말이 자주 들린다. "재능충" 이라는 단어는 처음에는 실력자를 비꼬는 단어였다가 이제는 압도하는 실력에 대한 찬사의 의미로도 사용된다. 사람들은 노력 만능주의 (노력파) 와 재능 만능주의 (재능파) 의 두 편으로 갈라져 어디까지가 재능인가? 하는 문제를 두고 싸운다. 재능1:노력9, 이게 내 생각인데 이상적이라고 보인다면 글을 끝까지 읽어보기를 바란다. 최근의 이런 대립은 연세대 심리학과 김영훈 교수의 "노력의 배신" (2023.07) 에서 시작된다. 물론 이전부터 노력과 재능에 대한 의견 대립은 존재했지만, "노력할 수 있는 것도 재능이다" 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나오게 된데는 이 책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재생산이 있었다. 넘어가기 전에 이 말의 의미를 되짚어 풀.. 2024. 11. 10.
06. 반짝 스타, 느림의 미학 1. 유튜버유튜버는 이렇게 탄생했다. 2010년대, 인터넷 방송은 매년 연례행사처럼 뉴스거리가 되던 음지의 서브컬쳐였다. 도무지 변할 것 같지 않던 판은 유튜브라는 거대 플랫폼이 도입되며 하나의 대국민적 문화가 되었다. 이전에는 TV방송인과 다른 세상에 있던 인터넷 방송인이라는 직업은 201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경계를 허물고 융화되었고, 이제는 하나의 문화예술인의 형태로 자리잡았다. 그 배경에는 다수의 소비자가 내놓는 통제할 수 없는 의견의 갈래와 그런 엄격함 속에서도 끊이지 않는 매력적인 근무 형태가 있었다. 유튜버는 기존 직업의 틀을 깨는 새로운 작업환경을 제공한다. 풀 재택, 유연 근무, 시간과 장소에 상관 없이 다수의 대중 혹은 소수의 매니아를 만족시키는 컨텐츠가 경쟁력이 된다. 실적, 출퇴근,.. 2024. 5. 22.
05. 푸바오 논란, 병든 대한민국 최근 동물원 판다가 총선만큼이나 유명하다. 나는 판다 한마리에서도 나타나는 대한민국의 병든 상황을 보고 있다. 오늘 할 얘기들은 주제가 주제인만큼 다른 글과 달리 매우 직관적이고 단순하다. 1. 감정 이입과 코로나 블루 감정의 이입은 동일시와 같다. 동일시의 과정에서 인간은 관찰하는 대상에 자신을 투영하는데, 대부분 자신의 상처받은 유년기를 투영한다. 푸바오는 왜 국민적 관심을 받게되었는가? 해서 찾아보니 최초의 국내출생 판다, 가장 먼저 눈을 뜬 판다라는 표면적 이유가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이 있었다. 코로나 시기에 태어나 국민의 코로나 블루를 달래주었다는 것이다. 첫번째, 왜 전염병과 격리는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었을까. 사람들이 오프라인 만남과 모임을 통한 해소와 분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것.. 2024. 4. 13.
04. 공부를 해서는 안 된다 1. 쾌락과 한계효용 사람은 배움이 부족할 수록 주변 사람으로부터 자신의 삶을 채우려 든다. 인간의 돈, 명예, 능력은 유한하기 때문이다. 유한함은 쾌락의 속성이며, 쾌락에는 한계 효용이 있다. 쾌락은 인간에게 사유의 기회를 줄 뿐 그 자체가 사유가 될 수는 없다. 사유하지 않은 인간의 쾌락이 한계 효용을 다하면 그 자리에는 핑계와 합리화, 변명만이 남고, 추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며 누군가는 거짓말로 자신의 빈 부분을 채우고, 또 누군가는 주변인의 삶에 자신을 대입하며 살아간다. 어디 법원 판사가 5살짜리 아들에게 우리나라 사법계의 고충을 말할까? 혹은 국민들의 준법정신에 대해 말할까? 그저 피곤한 심신을 현관에 벗어두고 아들이 받아온 칭찬 스티커, 선생님께 혼난 일을 들으며 햇님 유치원의 판사가 되.. 2024. 1. 20.
03. 경쟁심이 만든 병든 사회 1. 경쟁심의 학습 한국은 빈곤과 투쟁의 시대를 겪었다. 부족했던 교육과 좁아지는 기회 늘어가는 나이 속에 사회는 마치 펜싱 경기처럼 찰나의 순간에 남을 찔러야 하는 생존을 위한 투기장이 되었다. 펜싱의 칼 끝에 서서 이 사회를 관통한 세대가 있다. 불의에 맞서 항거하던 세대이면서 젊을 때는 평균 성장률 10%대의 고성장 저개발 국가에서 무수한 기회를 누리고, 나이가 들며 변해가는 사회에서 좁아진 기회와 과도한 경쟁에 지쳐 세속적인 가치관을 가진 세대. 한때는 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이라는 의미로 386세대라 불렸고, 그 다음은 586, 이제는 60대에 접어들며 86세대라 불리는 사람들, 우리 20대의 부모세대이다. 부모는 가치관을 제1유산으로 남긴다. 부모의 가치관은 자녀를 통해 답습된다. 30.. 2023. 9. 20.
인간이 가지는 미지에 대한 공포심 1. CJD CJD는 단백질환이다. 기생충보다 작은 세균, 보다 작은 바이러스, 보다 작은 단백질로 발생한다. 그래서 이런 외인성 물질을 사멸시킬 항생제를 사용할 수 없다. 항생제는 말 그대로 ‘생물’을 죽이는 거고 단백질은 생물이 아니니까. 원인은 이런 단백 찌꺼기가 뇌세포에 쌓이고 막혀 세포가 죽으면서 신호 전달이 안되는 거다. 뇌가 죽으니 눈귀코입부터 걷는 것까지 문제가 생긴다. 그러다 결국 사망. 비슷한 단백이 치매의 베타 아밀로이드가 있는데, 작년에 베타 아밀로이드 가설에 조작논란이 터졌다. 그리고 올해 이 베타 아밀로이드 찌꺼기를 제거하는 레카네맙이라는 약이 승인됐다. 2. 귀납과학은 불완전한 귀납의 학문이다. 사례가 없으면 말하지 못하는 바보의 영역이다. 16년간 믿어온 가설 물질을 없애는 .. 2023. 9. 2.
대중이 되려 하는가 홍세화 선생님의 "그대 이름은 무식한 대학생" 이라는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공감도 반성도 많이 되어 나도 글을 한 편 써봤다. 아래는 "그대 이름은 무식한 대학생"의 전문 더보기 그대 이름은 '무식한 대학생' - 홍세화 그대는 대학에 입학했다. 한국의 수많은 무식한 대학생의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지금까지 그대는 12년 동안 줄세우기 경쟁시험에서 앞부분을 차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영어 단어를 암기하고 수학 공식을 풀었으며 주입식 교육을 받아들였다. 선행학습, 야간자율학습, 보충수업 등 학습노동에 시달렸으며 사교육비로 부모님 재산을 축냈다. 그것은 시험문제 풀이 요령을 익힌 노동이었지 공부가 아니었다. 그대는 그 동안 고전 한 권 제대로 읽지 않았다. 그리고 대학에 입학했다. 그대의 대학.. 2023. 5. 30.
02. Giver를 위한 사회, 애덤 그랜트의 조직심리학 1. 기버, 테이커, 매처 이전 글에서 행위의 비물질적 목적추구와 의식적 반성을 지속하는 것을 사유라고 하였고, 사유하는 사람이 인류의 존엄성을 지키는 존재가 된다고 하였다. 오늘은 조금 어려운 얘기에서 벗어나 표상적인 사회에서의 실천적 사유의 방법론을 잘 제시해주는 애덤 그랜트의 조직심리학에 대해 말해보려고 한다. 기버, 테이커, 매처는 주고 받음의 양에서 비롯되는데, 객관적으로 남에게 내어주는 성격이라면 기버, 같다면 매처, 주는 것이 적다면 테이커가 된다. 2. 사유와 이타성 기버가 자본주의 사다리의 맨 아래와 위를 모두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언가를 내어주는 Give의 양가성을 보여준다. 나는 이러한 이타성에 타의성과 자의성, 반자의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돕는 것이 좋아서, 혹은 습관이 .. 2023. 4. 26.